제목 [65호] [무위당 자취를 찾아서] 장일순 선생님의 사상이 살아 숨쉬는 곳
등록자 황진영 등록일자 2018.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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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순 선생님의 사상이 숨 쉬는 곳
 
 
 
글. 다케모리 미호
번역. 천혜란 (북쿄대학 사회복지학 연구과 박사과정)
 
안녕하세요. 저는 竹森美穂(다케모리 미호)라고 합니다. 현재, 사회복지사로서 병원에서 근무를 하며,
교토에 있는 북쿄대학의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중이기도 하고 원래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 부산, 경주, 세종 등 몇 번인가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대학원의 천혜란 선배의 필드워크에 동행하게 되어, 원주를 처음 방문했습니다.
지난 8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원주에 머무르며 인연을 만들고, 이렇게 방문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너무도 화창했던 전날과는 달리, 여정 내내 비가 계속 내렸습니다.
김포공항에서 원주까지 버스로 약 2시간 걸린다는 선배의 말에, 처음에는 창밖의 풍경을 보며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눈을 뜨니 어느덧 원주 터미널에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하면서 옛날 시가지와 혁신도시로 정비되고 있는 원주의 모습을 보면서 양쪽 모두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공기관이 모여 있는 혁신도시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 후 호텔에 돌아가려고 했는데, 좀처럼 택시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비는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습니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두 명의 남성이 곤란해 하고 있는 우리들의 목소리를 듣고 와 주었습니다.
그 때 선배는 다른 쪽에서 택시를 찾고 있었습니다. 저의 짧은 한국어로는 제대로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어서,
손짓발짓해가며 택시를 잡으려고 한다는 것을 전달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말이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택시를 불러주었고 차가 도착할 때까지 함께 기다려 주었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 여행자에게 말을 걸어주고 도와주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첫날부터 원주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7일과 28일은 이번 원주방문의 목적지인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에서 여러 단체의 담당자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선배의 통역을 통해 듣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만 모든 분들이 각각의 영역에서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으며
원주지역의 활성화에 공헌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의 정세에 대해서도 밝지 않고 또 협동조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원주 사람들의 활동을 듣고 보며 ‘이런 것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여 살아가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하나, 큰 만남은 무위당 기념관 방문이었습니다. 원주를 방문하기 전에 선배가
원주의 역사에 있어서 지학순 주교님과 장일순 선생님의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성락철 이사장님과 김찬수 이사님께서 무위당 선생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해 주셨습니다.
무위당 기념관에는 독재정권의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과 더불어 협동조합운동에 애를 쓰신
장일순 선생님의 글과 그림,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사진 속 무위당 선생님은 온화한 표정을 짓고 계셨습니다. 실제의 활동은 정말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사상과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게 계승되어 원주 협동조합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전시관을 둘러보며 김찬수 이사님께서 무위당 선생님의 작품을 소개해주시기도 했습니다.
그 가운데 유독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습니다.
‘돼지가 살이 찌면 잡아먹히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듯이 사람은 이름이 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장일순 선생님의 사상과 활동을 풍화시키지 않기 위해 애쓰고 계시는 ‘무위당사람들’의 모든 분들께
마음으로부터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장일순 선생님의 공적과 사상이 널리 퍼지고 이어져 가면 좋겠습니다.
 
일본에서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라는 것을 실시하여 누구라도 정든 지역에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지역주민들이 서로 도와가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의 원주방문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서로 공유하며,
행정의 협력을 끌어내며 운동해 가는 모습을 보고
‘원주의 이런 모습이 본래 민주주의적인 지역의 서로 돕는 모습이로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주에서 머문 4일간은 공교롭게도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모든 분들의 친절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다시 원주에 가고 싶은데, 그 때가지 한국어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서,
여러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친절하게 대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일순 선생님의 사상이 살아 숨 쉬는 원주를 더욱 빛낼 수 있기를 바라며
‘무위당사람들’이 더욱더 발전해 가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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