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74호] 쉬어가는페이지 '한일(一)字 이야기
등록자 교육담당 등록일자 20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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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一)字 이야기
 
서예문인화가 湖山 蔡熙昇
 
 
수많은 무위당의 서예 작품 중에서 이 한일(一)자 작품은 해석은 고사하고 어떻게 나온 작품인지 무슨 의미인지
 
모두들 난감해 하고 있다. 무위당 서화자료집 2권 46쪽에 나와 있는 이 작품을 어떤 이는 한일(一)자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칼을 형상화 한 것이라고 나름대로 풀이 하기도 한다.
 
무위당은 약주를 많이 하지는 않지만 그저 몇잔 정도는 즐겨 하였다.
 
1984년 갑자년 어느 날 밤, 무위당은 약주에 취하자 원주의 어느 서예학원으로 가자고 하였다. 그 서예실에는 늘
 
먹물이 갈려 있었기에 무위당이 그 곳에서 많은 작품들을 쓰던 곳이다. 가자마자 취기가 가라 앉기도 전에
 
붓을 잡더니 휙 휘두르는데 딱 한획(一)뿐이었다. 그러고는 거기에 갑자일야(甲子一夜)라고 낙관서를 하였다.
 
도대체 저게 뭘까?
 
선생님, 이게 뭡니까?
 
이때 무위당은 냅다 팔뚝질을 하며
 
" 말좆이다. 껄껄껄."
 
거기서 끝났다.
 
 
나는 훗날 두고두고 이장면이 나의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성현의 '좁쌀한알'책98쪽에 일합성(一合星)이라는 작품을 보게 되는 순간 번뜩 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바로 이거로구나.
 
그 책에는 '일인일구왈생(一人一口曰生)이라고 파자해서 한사람이 한입씩 그것이 곧 삶이다'라고 풀이해 놓았지만 파자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 보면
 
일합성(一合星)은 '한덩어리의 별이 곧 우주'라는 뜻이 된다.
 
즉 개체적인 몸이 나가 아니고 '전체하나'가 곧 나라는 말이다.
 
그러니 내가 곧 우주요 우주가 곧 나다.
 
예수님도 "내 안에 아버지 있고, 아버지 안에 내가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게 뭘까하고 지식으로 알려고 하니 무위당은 선문답 같은 한방을 먹인것이다.
 
진리는 지식에 있는것이 아니다.
 
인간이 지식이 많아지자 자연을 정복하기 시작했고, 그 자연은 이제 인간에게 서서히 그대로
 
돌려주기 시작하고 있는것이다. 인간과 자연은 하나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결코 살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 자연의 방식을 우리들의 삶에 적용하지 않고는 더이상 인류는 생존할 수 없다.
 
예수님 말씀에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것이
 
어찌 인간에게만 한정된 얘기겠는가.
 
여기서 ‘이웃’을 ‘자연’ 으로 대체해보라
 
우주가 살아 있지 못하다면 어찌 죽은 우주에서 산생명이 나오겠는가.
 
우주가 살아 있고, 지구가 살아있고, 대지가 살아있어서, 그리고 풀 한 포기, 물 한 방울등등
 
만물이 살아 있어서 바로 내가 살아 있는 것이다.
 
바로 '한 덩어리의 별인 우주'라는 일합성(一合星)이라는 작품이 나오게 된 사상적 배경이 된것이요,
 
갑자년 어느날 밤 한일(一)자가 나오게 된 연유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무위당은 어느 선승의 이 글귀를 참 많이 좋아하고 작품화하여 남들에게
선물하기를 즐겨 하였다.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 천지는 나와 더불어 한뿌리요
 
만물여아일체(萬物與我一體):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한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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